60+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
한 글을 정리해서 올리다 보면 어딘가 부족하고 표현이 어눌하기도 한 듯하고 무엇인가 빠진 것 같은 생각으로 이런 저런 생각으로 다른 측면에서 글을 채우려 드는 내모습이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다만 중언부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말이다.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일처럼 느껴졌다.
선택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았고,
응답하지 않으면 결례해 보일까 걱정했고,
그래서 모든 가능성 앞에서
최소한의 설명은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늘 선택했다.
원하지 않아도,
확신이 없어도,
지금이 아니어도 될 일들까지
일단 붙잡고 보았다.
60+가 되면서
이러한 모습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선택하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다.
모든 사건에 응답하지 않아도 되고,
모든 의견에 입장을 밝히지 않아도 되며,
모든 관계를 같은 평형으로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이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책임해지는 것도 아니고,
관심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나름 좀 더 분명해지고 싶을 뿐이다.
예전에는
선택의 기준이 외부에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
기대,
역할,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 등.
그러나 지금은
선택하지 않는 기준이
내 쪽으로 돌아와 있다.
이 선택이 나를 소용시키는지,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지,
굳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인지.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으면,
선택하지 않는 쪽을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
60+가 되어서야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판단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피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의식적인 결정이라는 것을.
60+의 삶에서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늘어날수록,
정작 선택해야 할 것들은
더 또렷해진다고나 할까?
그렇게 남은 선택들은
대체로 단순해지는 것 같다.
나를 힘들게 하지 않는 것,
지금의 삶과 속도에 맞는 것,
그리고
선택한 뒤에도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는 것.
즉,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하나씩 정리, 생각하면서부터는,
삶은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정리되어 간다고 생각된다.
아마 60+의 여유란, 무엇을 더 가질지보다 무엇을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알게 된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 Always Somewhere
다음 주제는 '60+, 속도를 낮추자 보이기 시작한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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