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속도를 낮추자 보이기 시작한 것들

                                                                     '비즈니스 시간'


전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능력처럼 느껴졌던 것 같았다.  
 
결정도 빨라야 했고, 대답도 즉각적이어야 했으며, 
뒤처지지 않으려고 항상 다음 단계까지 생각하려 했던 것 같다.  

빠른 판단, 빠른 선택, 빠른 반응. 

그러한 속도가 나를 위로하고 앞서게 하는 것이라 믿었다. 

최근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에서는 사람의 판단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질수록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하고, 감정 피로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스트레스 연구자인 허버트 프리덴버거(Herbert Freudenberger)는 현대인의 ‘번아웃(Burnout)’ 현상이 단순한 과로가 아니라 “끊임없이 빠르게 반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속도가 경쟁력이 되기도 했지만, 60+의 삶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 같습니다.


60+가 되면서 
조금씩 속도가 늦춰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나중에는 의도적(?)으로. 

대답을 바로 하지 않고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결정을 서두르지 않으며, 굳이 당장 끝내지 않아도 되는 일은 
다음으로 넘기기도 했다.  

속도가 느려지자 
이상하게도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의 말투에 담긴 미묘한 감정, 내가 피곤해지고 있다는 신호,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미 충분하다는 감각. 

하버드대학교의 ‘성인발달연구(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행복감이 높은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삶의 속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느끼는 감각”이었다고 합니다. 늘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보다, 자신의 하루를 무리하지 않는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히려 정서적 안정감과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지요.

결국 속도를 늦춘다는 것은 단순히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주도권을 다시 회복하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속도가 빠를수록 많이 얻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속도를 늦출수록 여유와 잃는 것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속도를 낮춘다는 건 의욕이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결정을 미루는 것도 아니고, 책임을 피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듬으로 
나의 삶을 조율하는 일에 가깝우리라.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인간에게는 ‘생각할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생각 없이 빠르게 반복되는 삶은 결국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잊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60+가 되어 속도를 조금 늦추면, 오히려 판단은 더 신중해지고 관계는 더 부드러워지는 순간들을 경험하게 됩니다.60+의 속도는 세상과 경쟁하는 속도가 아니라, 나의 호흡과 맞추는 속도다. 

속도를 낮추자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들. 
그것들은 대단한 성공도, 새로운 기회도 아니다. 

대신 지금의 나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선택, 
그리하지 않아도 이어지는 관계, 
그리고 조용히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관계.  

아마 60+의 여유란, 더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굳이 빨라지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의 여유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끝맺음

속도를 낮추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가려져 있던 사람들의 표정, 내 마음의 작은 신호,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작은 것들의 온도 같은 것들이지요.

60+의 삶은 더 이상 경쟁의 속도가 아니라, 균형의 속도를 찾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보다, 무엇을 어떻게 균형 있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최근 ‘슬로우 라이프(Slow Life)’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이유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빠르게 소비하고 빠르게 지나가는 삶보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북유럽 국가들의 행복 연구에서는 “충분한 휴식과 느린 일상”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자주 언급됩니다.

어쩌면 60+의 느려진 속도는 시대에 뒤처진 것이 아니라, 삶의 본질에 조금 더 가까워진 변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속도를 줄였다고 해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나의 삶의 속도에 맞는 리듬을 찾았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오늘 하루, 조금 천천히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여유 속에서, 놓치고 있던 소중한 것 하나쯤은 분명히 다시 보이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 Always Somewhere -

다음 주제는 '60+ 기다릴 수 있게 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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