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결정 피로'를 줄이는 삶의 기술: 비울수록 가벼워지는 선택의 미학
'피로'
서론
혹시 '결정 피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선택에 대해 고민하고 골치 아픈 적은 많았지만, 그래도 이런 문제가 내 삶에서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지내온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특히 60+라는 시점에 이르러 이 문제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화두로 대두될 줄은 몰랐음을 솔직히 시인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이번 글에서는 우리의 일상을 은근하게 지치게 만드는 '결정 피로'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이상하게도 아주 사소한 결정을 내리는 일조차 더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무엇을 먹을지, 어디에 갈지, 오늘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 등등. 젊을 때는 이러한 선택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느껴졌지만, 60+의 시간에서는 이 작은 결정들이 매일 쌓여 원인 모를 무기력과 피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런 의문이 들게 됩니다. '왜 이렇게 결정하는 일이 피곤해졌을까?'
최근 현대 심리학에서는 이를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오늘은 이 결정 피로를 줄이고, 조금 더 단순하고 편안한 삶을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결정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사람은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날에도 끊임없이 결정을 내립니다. 오늘은 무엇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누구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눌지. 이 모든 선택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예상보다 많은 뇌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약 3만 5천 번의 선택을 한다고 합니다.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는 '결정은 정신적 의지력과 같은 자원을 사용하며, 선택이 반복될수록 그 자원이 고갈된다'고 설명합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쓸수록 닳아 없어지듯, 우리의 의지력도 쓸 때마다 방전되는 것입니다.
하루가 지나갈수록 저녁 때쯤 되면 결정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귀찮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60+의 삶에서는 불필요한 곳에 쓰이는 뇌의 에너지를 아끼고, 정작 중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
2. 어느 순간 ‘결정이 귀찮아지는 순간들’.
요즘 들어 이런 순간들이 자주 생기더라고요.
- 저녁 메뉴를 고르다가 결국 아무거나 먹게 되는 날
- 물건을 사려다 비교만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
- 누가 물으면 '아무거나 괜찮아'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 순간
예전에는 이런 일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이것이 바로 '결정 피로'의 신호였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흥미롭게 알게 된 이야기 하나' :
'하루 3만 5천 번의 선택'과 '결정 피로'는 어디서 나온 말인가요? 미국 코넬 대학교 연구팀을 비롯한 여러 행동과학자들이 조사해 보니, 현대인이 하루 동안 음식 메뉴 선택부터 스마트폰 클릭까지 무려 3만 번이 넘는 자잘한 결정을 내린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가 '사람의 의지력은 아침에 꽉 찼다가 쓸수록 닳아 없어지는 배터리 같다'고 설명하며, 이를 '결정 피로'라는 말로 명명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검은 티셔츠는 어떤 효과가 있나요? 실제로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오늘 뭐 입지?' 고민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서 '오늘 인류를 위해 어떤 멋진 제품을 만들지?'에 집중하려고 평생 같은 옷만 입었다고 해요. 우리 같은 60+에게 적용하면, 오늘 입을 옷과 메뉴를 미리 정해 두는 것만으로도 하루 종일 머리가 한결 맑아지고 덜 지치는 놀라운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충분히 괜찮은 선택'을 주장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컴퓨터 과학과 심리학을 아울러 노벨 경제학상까지 받은 허버트 사이먼 교수가 주장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누었습니다. 최고만 고르려다 병이 나는 사람(극대화자)과 적당히 내 기준에 맞으면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사람(만족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조금 덜 완벽하더라도 후자처럼 '이만하면 됐다!' 하고 툭 털어버리는 사람이 인생을 훨씬 더 길고 행복하게 투병 없이 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3. '루틴(Routine)'은 뇌를 쉬게 하는 최고의 해결책입니다.
결정 피로를 줄이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애초에 내려야 할 결정을 줄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지혜로운 이들이 일상의 '루틴'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런 사소한 습관들은 매번 고민하는 과정을 생략해 주기 때문에 뇌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줍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인물들도 옷이나 식사 선택을 극한으로 단순화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검은 티와 청바지)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회색 후드티)가 왜 매일 똑같은 옷만 입었는지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선택의 최소화'를 통해 에너지 고갈을 막으려는 치밀한 노력입니다. 정작 중요한 인생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매일 아침 옷장 앞에서 쓰는 사소한 에너지를 원천 차단한 것이지요.
4. 선택지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면 삶이 가벼워집니다.
요즘 세상은 선택지가 너무 많아 탈입니다. 식당도, 카페도 넘쳐나고 인터넷에는 정보가 홍수를 이룹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우리의 피로는 비례해서 커집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선택 과부하(Choice Overload)'라고 부릅니다. 과도한 자유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는 역설이지요.
그래서 60+의 삶에서는 스스로 선택지를 줄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일상에서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기준을 세워 선택의 가짓수를 물리적으로 줄여 버리면, 복잡하던 삶이 눈에 띄게 단순하고 명쾌해집니다.
5. 완벽 대신 '적당함'을 선택하는 지혜: 만족자(Satisficer)로 살기.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 유독 피로한 진짜 이유는 '더 좋은 선택, 완벽한 선택이 있을 것 같다'는 미련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선택에서 최고만을 찾으려고 하면 에너지 소모는 극에 달합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은 이와 관련해 '충분히 괜찮은 선택(Satisficing)'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최고를 찾는 '극대화자(Maximizer)'와 달리, '만족자(Satisficer)'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가 세운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면 그 선택에 만족하고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는 기준. 이 마음의 경계선이 생기면 결정은 놀라울 정도로 쉬워지며, 내 선택에 대한 후회도 사라져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집니다.
마치는 글: 결정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멋진 선택입니다.
모든 것을 내 손으로 꼼꼼하게 결정하려고 애쓰는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그냥 익숙한 것을 선택하고, 이미 정해 둔 규칙대로 움직이며, 불필요한 고민의 양 자체를 줄이는 것도 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한 영리한 삶의 기술입니다. 결정을 줄이는 것이 곧 내 삶의 여백을 단순하게 만드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60+의 삶에서는 많은 것을 욕심내어 선택하는 능력보다, 불필요한 선택을 솎아내고 덜어내는 지혜가 훨씬 더 소중해지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덜 고민하고, 조금 더 단순하게 선택하고,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 그 작은 변화가 우리의 하루를 훨씬 가볍고 경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지치기 쉬운 오늘 하루, 나를 위해 사소한 선택 하나를 과감하게 생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뇌의 여유가 생각보다 우리 삶에 든든한 정서적 안정을 선물해 줄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 단 하나의 선택만이라도 줄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 Always Somewhere -
그렇죠 항상 선택이라는 단어 앞에 망설여지는 삶 요즘은 그도 귀찮아서 핸드폰만 가지고 일상을지내게 되네요 늙어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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