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을 하다

 

                                                              '새로운 도전' 

들어가며

사회적기업에서 약 2년간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제는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점점 커졌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분들을 보며 존경심을 느꼈지만, 내가 가진 경험과 역량을 충분히 펼치기에는 분명한 한계도 있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기대했던 즐거움이나 보람, 혹은 내가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확신이 잘 들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로 기업 경영의 깊은 내막에 참여하기란 커다란 벽에 막힌 느낌이었고, 이후에도 여러 곳에서 제안이 왔으나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단순 반복적인 업무만을 수행하기에는 마음이 차오르지 않았던 탓입니다.

한마디로 내가 평생 쌓아온 사회적 경력과 경험이 이 영세한 기업 현장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물론 나의 부족함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입니다.

복지관을 통해 이러한 경험을 이어 나가면서,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복지관 담당자들과 상담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면서 복지관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들 대부분이 '사회복지사'라는 직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업무 영역 또한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사회복지 관련 일자리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 청년들뿐만 아니라 중년 여성들의 진출도 활발한 분야입니다. 전국에 약 40,000여 개에 달하는 복지기관이 있다는 사실도 새로이 알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지역사회에 무료 봉사나 사회 환원이라는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에, 나는 과감하게 이 분야에 새로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현장에서 마주한 충격

약 3~4개월간의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 그리고 국가시험을 거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실습 과정을 통해 목격한 현장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결국 모든 인간이 나이 들면 이러한 형태로 생을 마감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강한 의문과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좁은 공간 안에 인간 삶의 희로애락과 노년의 생로병사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 풍경은 내게 멍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군들 그곳에 가고 싶었을까요? 노년 삶의 궤적이 왜 이토록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지도 모른 채, 그저 세월에 끌려온 이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본능에 의지해 행동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24시간 타인의 돌봄 없이는 단 한순간도 생을 이어갈 수 없는 이들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순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엄중하게 다가왔습니다.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한 상태에서 그저 숨만 쉬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한 사람의 고귀했던 삶의 여정이 이렇게까지 허물어질 수 있다는 현실에 슬픔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주간보호센터나 요양원 등에서 그저 타인의 삶과 돌봄, 병마와 싸우는 모습들이 이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이고 그저 남의 얘기만은 아닌 듯해서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무관심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

이후 약 1년간의 온라인 학업을 통해 사회복지 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마지막 현장 실습을 마쳤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영역은 아동·청소년 복지, 다문화 가정, 노인 및 장애인 복지, 상담, 재활, 정신보건에 이르기까지 초고령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들을 망라하고 있었습니다.

요양원이 돌봄이 절실한 노인들의 삶에 집중된 공간이었다면, 사회복지는 언론에서나 보던 우리 사회 다양한 약자들의 삶 전체를 포괄하는 넓은 지평이었습니다. 학업을 함께하는 이들은 대부분 젊은 층과 중년 여성들이었고, 나이 든 남성은 극소수였습니다.

복지학문을 배우며 한 가지 솔직하게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그동안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혹은 알았더라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늘진 사회 영역이 이렇게나 넓게 존재한다는 사실에 깊이 놀랐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나름대로 다른 세상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자만으로, 혹은 '아직 나는 젊다'는 무관심 속에서 살아오는 동안에도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의 세상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론을 배우고 실습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과연 진정으로 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몸소 발로 뛸 자세가 되어 있는가?' 솔직히 몸은 사리고 싶었고, 여전히 편한 업무나 번듯한 일만을 찾아왔던 것은 아닌가 싶어 나 자신이 무척이나 쑥스럽고 부끄러워졌습니다.

글을 마치며

사회 환원이나 봉사라는 거창한 명제를 내걸었지만, 60+에게 주어지는 일자리의 기회는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설령 사회적 전문가라 할지라도 젊은 세대와의 소통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이제 후배들에게 기회를 양보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그동안 내가 쌓아온 지위와 경력을 모두 내려놓고 새로 시작한 이 일들이, 때로는 후회로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세상일이란 늘 그렇듯 후회와 반성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나간 과거나 돌아갈 수 없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는, 지금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결심의 일환으로, 나는 현재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을 3년째 곁에서 돕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래도 세상은 참 아름다웠다. 살아볼 만한 세상이었다’라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부모로부터, 자녀로부터, 친지와 사회로부터 받은 커다란 은덕을 사회에 다시 환원하겠다는 꿈을 품고 지내지만, 때로는 내가 쌓아온 것들이 한낱 허상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내기조차 벅찬 이들에게는 이러한 고민이 사치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선하다'는 믿음 하나를 붙잡고, 오늘도 선한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하고자 속으로 다짐해 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세상을 꿈꾸고 계신가요?


                                                                                                - Always Somewhere -




댓글

  1. 그늘진 사회의 곳곳을 경험하셨군요 그래서 말인데요 본인 의사로 안락사가 허용되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너무하다 생각마시고 여러분은 어떠하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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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러가지의 경험을 하셨군요

    나이를 먹다보니 노인들의 삶이 더 가까이 내 옆에 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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