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여정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삶의 여정'
시작하며
"지금 현재, 나의 인생 여정을 표현한다면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까?" 문득 이런 궁금증이 마음속에 솟아올랐습니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시기별로 도화지 위의 풍경은 참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는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하여 거침없이 나아갔고, 직장에서는 오직 성과를 위해 열정을 쏟아부으며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세상을 다 얻은 듯 뿌듯했습니다. 봉사활동 현장에서 고마움을 전하는 분들의 따뜻한 표정을 보며 '나도 제법 괜찮은 사람이구나' 뿌듯해하기도 했고, 연애 시절 나를 바라보며 좋아해 주던 아내의 눈빛 앞에서는 그야말로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순간순간의 만족이 참 오래도록 지속되는 듯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요? 자신감이나 포만감 같은 감정들이 아주 찰나에 그치거나 며칠을 넘기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만큼 이제는 '한창 때'라는 개념이 아득해져 가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자식 농사에 온 인생을 다 쏟아부었건만 막상 노년에는 찬밥 신세가 되었다며 헛헛해하는 이가 있고, '돈이 최고'라며 몸과 정신을 다 바쳐 재산을 모았지만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건강과 친구를 모두 잃고 그저 '돈만 많은 노인'으로 치부되는 이도 있습니다. 반면, 비록 통장 잔고는 넉넉지 않아도 마음을 터놓을 벗이 있고, 독립한 자식들과 반갑게 안부를 나누며 언제든 반겨주는 이들이 곁에 있는 삶도 있습니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이어온 삶의 여정 속에서, 내가 과연 얼마만큼의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는가가 중요할 뿐입니다.
어떤 그림이면 좋을까?
그렇다면 나의 남은 인생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지면 좋을까요?
녹음이 우거진 숲 옆, 아늑한 공간에서 책과 음악, 그리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풍경일까요? 아니면 시끄러운 도심 한가운데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외로이 홀로 지내는 모습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가족조차 잘 알아보지 못한 채 힘들어하는 아픈 그림일까요? 조그마한 집이라도 평화로움이 가득한 광경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나중에 자식들이, 친지들이, 혹은 지인들이 기억하는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굳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궤적이 그들에게 어떤 따뜻한 족적으로 남아 있느냐가 핵심일 것입니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는데, 우리 인간은 과연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요?
어떻게 그려야 할까요?
적어도 나는 이제부터라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삶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자녀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부모로, 아내에게는 여전히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남편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동안 사회에서 쌓아온 경력과 경험들은 필요한 곳곳에 소중한 씨앗으로 뿌려지길 바라고, 친지나 지인들에게는 그저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너무나 척박하고 위태로운 세상이지만, 한동안 잊고 살았던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내어 아내와 따뜻한 밀담도 나누고 싶습니다. 조금 쑥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겉치레 같은 권위나 위엄은 훌훌 날려버리고, 그저 묵묵히 웃어주며 품어주는 '사회의 따뜻한 안전망'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것이 작은 둥지이든, 아담한 집 한 채이든, 지역사회를 향한 꾸준한 관심이든, 때로는 불의 앞에 여전히 분노할 줄 아는 건강함이든, 그런 근사한 '60+'의 모습으로 지내고 싶고, 또 그렇게 그려지기를 소망합니다.
글을 마치며
갑자기 조금 오글거리기도 합니다. 인생이 끝난 것도 아니고, 어디 크게 아프거나 멀리 떠나는 것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놓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이런 푸념과 고백 한 자락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괜스레 마음이 가라앉으셨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그저 삶의 여정에 친 작은 '양념'이라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제 삶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앞으로 어떤 그림이 완성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남은 시간만큼은 제가 원하는 색으로, 제가 바라는 모습으로 조금씩 그려 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좋은 의견도 구할 겸 마음속의 솔직한 질문을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바쁘게 달리느라 그동안 정작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한 채 가정과 가족, 승진에 매여 살아온 동시대의 60+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바라는 삶의 여정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지길 원하시나요?
그동안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은 지난날 충분한 위로를 받으셨나요?
- Always Somewhere -
그동안 참 잘 사셨던거 같네요 우리의 인생사도 자연의섭리와 닮아서 사계절이 있다고 생각이돼요 우린지금 계울철에 접어든 인생 마지막 잎새마져 떨어트리지 않으려 애써도 계절은 어김없이 더깊은 추위로 우릴 힘들게 하겠지만 맘을 모두비우고 받아들일 준비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답글삭제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삭제삶이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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